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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자신 앞에 놓인 본문에서 도출되는 그리스도 중심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목표 의식을 지니고 시가서를 대하는 설교자를 위한 글이다.1 본질상 비서사적이고 이스라엘 역사에 관심이 적으며 개별적 경험과 정서를 중시하는 시가서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본문으로 삼기에 난점이 있는 텍스트다. 그리스도 중심 설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때로 동의적으로 이해되는 구속사(redemptive history) 중심 설교를 예로 들자면 시편이나 지혜 문헌을 강해설교 본문으로 택한 설교자는 자신의 본문 읽기를 통해 그 안에 나타난 구속사의 양상을 파악하고 그것을 기초로 설교 작성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설교자 나름의 구속사를 구성할 때 시가서가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인가? 현재 통용되는 대표적인 구약 신학 작품들은 정경 속에서 시가서의 분량에 합당한 만큼 시가서의 내용을 신학적 성찰의 자료로 사용하는가? 구약학의 표준적 저작들과 친숙한 독자라면 두 질문 모두 그다지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 내지 못하리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2 그럼에도 시가서를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 모델 적용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없다. 말씀의 종을 자처하는 설교자라면 예수께서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눅 24:44)라고 말씀하신 사실만으로도 본고의 제목을 놓고 씨름할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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